Daily Bo

이런 연어같은 포스팅

자꾸 거슬러 올라갈래.

04.03    친구의 생일. 톡을 보냈는데 새벽이라 아직 못 본 것 같다. 시차 때문에 미래로 톡을 보내는 느낌이 든다. 날은 흐리고, 자주 가는 괜찮은 커피집에서 처음보는 바리스타가 타 준 커피가 맛이 없어서 맥이 풀렸다.

문득 졸업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거미줄처럼 엉겨붙는다.

04.02   금요일같은 오늘 하루. 번역을 시작해볼까. 꾸준히 매달려서 (작업 이외의) 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는 말이 와 닿는 하루. 출근길에 급히? 본 문학지에 실린 소설이 좀 쓰게 느껴졌다. 그것은 창작의 열매가 다 소진된 듯한 유명 중견소설가의 다소 자조적이고 안쓰러운 이야기였는데 다 읽고 나니 좀 우울해지고 불쾌해졌다. 마치 유머를 잃고 딱딱하고 무거워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읽은 듯..

04.01  황현산 님의 산문집을 넘겨보다 문체와 통찰에 또다시 탄복한다. 글에 따스한 온기같은게 느껴지지만 굉장히 심지가 곧고 단단한 게 꼭 커다랗고 흰 초가 불을 밝히고 있는 것 같다. 이런 사람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.

03. xx  한달 여전, 조급한 마음에 그린 스케치입니다. Rabbit_06_replace

Rabbit_06_replace2

시뻘겋고 까만-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회사에서 멀지 않은 이스트빌리지에 큰 화재가 나서 빌딩 전체가 무너져 내린 사고가 있었다. 정작 아무것도 모르고 퇴근해서 집에 와보니 온갖 매체에서 난리도 아니다. 지나치게 익숙한 건물이 송두리째 불타 없어졌다고 하니 왠지 다시 갈 엄두가 안난다. 잠깐이지만 살았던 동네라 그런지 그 빈자리가 아릴것도 같다. 스치기만 했던 배경인데도 정말로 없어져버리는 건 너무도 아찔한 일입니다.

립흘환영